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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자전거를 제대로 타기 시작한지 4~5개월 남짓된 시점에서, 약간 욕심을 부려 올해의 마지막 그란폰도에 접수를 하였다. 

그란폰도는 이태리인지 프랑스인지, 하여튼 유럽쪽 동네에서 먼거리를 이동하는 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원래 이번 대회의 코스는 120키로 정도 타는 것으로 알았는데, 그중 1개의 업힐인 칠목재 구간이 주민들의 민원으로 코스에서 제외되었다.

그래서 100키로 정도로 줄어든 코스, 다행히 컷오프 시간은 줄지 않아 6시간안에만 들어오면 된다.



평소에 50~60키로 정도 거리는 2시간이면 탈수 있으니까, 쉬멍쉬멍타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설마 낙오를 하겠어?라는 살짝 자만감이 들기도 했다.

포항에서 함양까지 가는 길이 상당히 먼거리고, 아침잠이 많은 타잎이라 하루전 토요일에 함양으로 이동을 하였다.

포항에서 대구까지 버스를 타고 이동하였고, 대구에서 함양까지는 전주사는 "무정란"씨 차를 타고 이동!!

조금 막혔지만 88고속도로를 타고 함양에 도착할 즈음해서, 비가 주룩주룩 내리기시작...ㅜㅜ

함양에 도착하니까 비가 계속 온다. 

토요일은 MTC 대회가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비 맞으면서 자전거를 타는 분들이 존경스럽다.

내일도 비가 올까봐 걱정되었지만, 예보에 비소식은 없고 날씨가 짱짱하다고 해서 안심!


일단 함양 삼림공원 근처에 도착해서, 배번과 칩을 받고 함양 삼림공원 근처에 도착해서, 배번과 칩을 받고 간단하게 주변을 둘러 봤다.

피니쉬 라인을 보는데, 내일 여기로 골인하는걸 생각하니 살짝 흥분되기도 한다. 







원래는 2시쯤 도착해서 사전 답사겸 자전거를 가볍게 타려고 했지만, 비가 오는 관계로 차를 타고 코스를 답사하기 시작했다.

빼빼재(원통령)과 대광리재를 보았는데, 내가 이때까지 가본 업힐중에 이런 업힐은 없었다.

이것은 무조건 끌바각!! 와 진짜 그냥 절벽이다 절벽... 차도 힘들어 한다 ㅡㅜ 

내일 여기를 자전거를 타고 올라가야 한다고 생각하니, 무슨 내가 부귀영화를 보자고 이 대회를 신청했는지 후회가 스멀스멀 들기 시작한다.


이번 대회가 좋은게 참가비 5만원에, 저녁과 숙소 그리고 다음날 점심까지 제공을 한다는 것이다. 

배정된 숙소(근처 모텔)을 배정받고, 저녁을 간단하게 먹고 맥주 한캔을 마시고 내일을 위해서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아침 7시쯤 일어나서, 간단하게 근처 김밥 마을에가서 아침을 때웠다.

살짝 몸을 풀려고 했는데, 아침에 늦장을 부리는 바람에 10분정도 워밍업을 하고 본격적인 대회 시작.






초반 구간은 퍼레이드 구간이라고 해서, 어떤 참가자도 선두차를 추월 할 수 없다.

그래서 쉬멍쉬멍 빼빼재까지 도착.

이제 부터 본격적인 지옥이 시작된다...!!

경사도가 15프로 급한곳은 19프로까지 막 가민에 올라온다....

심박수는 순식간에 내 최대 심박인 190을 향해 돌진하고... 

이미 기어는 제일 가볍게 했는데, 더이상 페달을 돌릴힘이 없다...

중간에 "힘들지"라는 글을 보는데.... 완전히 멘탈이 나가 버렸다. (사진은 전날 답사 중에 찍은 사진, 사진 찍을 따위의 여유는 없다!!)

결국 반정도 올라 간후에 굴욕적인 끌바를 시전하였다...ㅡㅜ

심박수가 130대로 안정되면 다시 자전거를 타고, 180 정도가 되면 다시 끌바하고의 반복...ㅜㅜ



집에와서 스트라바 기록을 보니까 풀이너로 가려고 해도, 약 내 체중에서 200W의 파워가 필요하다. 

즉, 현재의 내 장비 세팅으로는 올라갈 수 없다는 결론!

나의 1시간 FTP는 약 160, 정도 아마 20분은 170정도 될꺼다... 그런데 200W로 약 25~30분간 올라가는 코스니... 당연히 올라갈수가 없다.

200W면 내 VO2MAX 존과 무산소영역을 건드리는 수치이다. 당연히 못올라간다.

내 이너 체인링은 38T, 스프라켓은 28T이다... 

이게 오시메트릭이라고 해서 짱구링인데, 다운스트로크에서는 약 40T, 업스트로크에서는 36T를 돌리는 효과가 있다.

다시 말해서 앞으로가기위해서는 40T/28T를 밟은 수 있는 최소한의 토크가 있어야 한다는 이야긴데... 그럴 수가 없다..ㅡㅜ 

나는 8~9KMH로 가고 싶은데.. 50정도의 케이던스로 돌려소 속도가 11정도 나온다..

나는 추월하기 싫은데 앞사람을 강제로 추월해야 한다.. 흑흑.. 다시 말해서 오바페이스.

완전히 세팅 실수다. 


다음에 그란폰도를 나간다면 34T 컴팩트에 32T 스프라켓을 끼고 오겠다!!! 

뒤에 스프라켓만 32T를 달고 나갔다면, 대략 175W로 내 VO2MAX 존의 초반이니... 어떻게든 올라갔을꺼라 생각된다.

멘탈도 어느정도 희망이 있어야 터지는건데... 이건 그냥 포기라서 멘탈은 안터졋다..ㅎ

그냥 업힐 나오면 그냥 끌바~~ ^^ 

빌어먹을 오시메트릭!!!

평소에는 좋다 파워업도 해주고, 젖산도 늦게 쌓이는거 같고... 

그런데 토크를 줘야 하는 상황에서는 최소 40T를 돌릴 힘이 있어야 하니 이건 죽을 맛이다. 

즉 나는 이 체인링을 쓰기 위한 예선전도 통과하지 못한거지...ㅡㅜ


더불어 지난주에 낙차 이후에, 휘어버린 드롭바를... 중고로 바꿨는데... 스템을 120mm로 2cm  늘렸다.

나는 이게 문제가 될거라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편하더라.

데다 드롭바의 드롭잡는게 너무 맘에 든다. 1cm만 더 짧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을 하긴 했지만...

그래도 이건 만족~!!




어쨋든 이렇게 해서 뺴빼재 정상에 있는 1차 보급소에 도착.

물을 보급받고 출발하려는데, 반대편 고개에서 차가 올라오고 있으니 못가게 한다.

그렇게 약 10~15분가량을 까먹고... 다시 출발.

올라오는 길이 미친 경사다 보니, 내려가는 길또한 미친경사.

이미 다운힐 경사에서 몇번 자빠져서 병원을 간 경험이 있는 나로써는 예전에 트라우마가 슬슬 발동걸리기 시작한다.

그래도 최대한 조심조심, 아마도 내가 최저속이었지 않나 싶다.

뒤에서 왱에에에에에엥 하면서 나를 추월해 가는데, 어찌나 무섭던지... 울고 싶더라...ㅋ 

그래도 안전하게 다운힐을 끝내고, 평지구간 시작.


이 구간에서는 그냥 앞사람 있으면 피빨다가, 그냥 가차 없이 버리고 더 앞에 있는 사람 뒤로 가서 피빨기 시도...

그리고 시작되는 남령고개.

남령은 뺴빼재와 다르게 경사도가 심하지 않아서 자전거를 타고 갔다. 중간에 비포장 구간이 있어서 그 부분에서는 안전을 위해서 끌바~

여긴 올라갈만 하다...ㅎ 


그렇게 해서 50km정도 거리에 위치해 있는 보급소에 도착 하였다. 

2차 보급소에서는 1차와 달리 먹을 걸준다!!

귤, 초코바, 그리고 어묵을 줬다!! 간단하게 먹고 다시 출발.


그리고 보급소에서 물통에 물을 채워온다는걸 깜박했다.

어쩔수 없이 근처 민가에 들러서 물을 구걸..ㅡㅜ 

어쩌겠나... 살아야하는데...ㅜㅜ


다시 출발하는데 이상하다... 앞뒤로 아무도 없다.

이건 또 다른느낌. 앞뒤로 아무도 없으니까 뭔가 내가 꼴지인가 하는 불안감이 스멀스멀 들기 시작한다.

분명히 2차 보급소에서 사람들이 많이 있었는데... 코스를 이탈한건 아닌지.

그래도 앞에 교통통제를 하는 경찰들이 있어서, 코스가 맞다고 하니 계속 직진했다.

그렇게 해서 3차 보급소까지는 독주로 도착.

3차 보급소에는 간단한 간식과 물이 준비되 있었는데, 고개 구간이 없어서 그냥 과자 하나 씹어먹고 다시 출발 했다.


그리고 마지막에 기다리고 있는 대광리재!! 두둥!!!

상승고도는 높지 않지만, 경사도가 미쳤다. 평균 15는 되는거 같다...ㅡㅜ

역시나 끌바와 타고 가기의 반복..ㅎ

그런데 재밌는게 속도가 워낙 느리다 보니 끌고가나 타고가나 속도는 비슷하다...ㅋㅋㅋ


그렇게 마지막 고개를 넘고 시작되는 직선의 고속 다운힐 구간.

시원하게 달려서 그대로 골인.

결과적으로 완주 성공!!! 원래 목표가 완주였으니... 뭐 목표는 이룬셈이다.

그래도 중간중간 끌바를 한게 마음에 걸린다... 

겨울 동안 엔진 업하고, 다음에는 조금 여유가 있는 장비를 세팅해서 참석하도록 해야겠다.

꼭 다음엔 34T/32T 체인링과 스프라켓 조합을 들고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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